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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인간의 완성> 11 토끼의 소신공양 (2) 2022년 3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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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677회 작성일 22-03-1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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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415

은혜와 사랑을 끊어 버리고 

집을 나가 걸림없이 돌아다니며

욕망의 존재를 오롯이 버린 사람,

나는 그를 '바라문'이라 한다.


황혼에 마을 앞을 지나가는 후줄근한 나그네를 보고

얼마나 많은 위인이 남몰래 이 세상을 지나갔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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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토끼의 소신공양 (2)

(본생경 3)


    이 법문을 듣고 7일 동안 스님들께 공양올린 장자는 크게 기뻐하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부처님은 "그때의 수달은 지금의 아난이요, 들개는 지금의 목련이요, 원숭이는 지금의 사리불이며 토끼는 지금의 나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 중에서 수달과 들개가 계를 지키고 계를 반성하는 행위가 흥미롭다. 수달은 어부가 감추어 둔 물고기를 찾아냈고 들개는 농부의 집에 가서 고깃덩어리와 우유를 찾아냈다. 훔치러 간 형편에 "이것의 주인이 있습니까?"하고 세 번 소리친 다음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찾아낸 물건을 자기 처소로 가져온다. 그리고 잠이 들기 전에 자기가 계를 잘 지켰는지 잘못 지켰는지 반성하고 나서 잠든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로 보아서 수달과 들개는 "이것의 주인이 있습니까?"하고 세 번 물었으므로 훔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또 이야기를 전하는 부처님도 그 점에 대해서 전혀 이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 인간들이 양심을 지키고 정의를 찾는 행위도 저 수달과 들개가 "이것의 주인이 있습니까? 하고 세 번 외친 후, 남의 것을 훔쳤으면서도 떳떳하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인간들의 전쟁을 본다. 전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옳고 그름이 없다. 오직 힘의 우월만으로 옳고 그름을 뒷받침한다. 전쟁에 이기면 옳고, 지면 그르다. 이긴 자는 전혀 낯을 붉히지도 않고 의기양양하게 정의를 주장한다. 신문과 방송은 이긴 자를 찬양한다.

     국가 간의 전쟁뿐만 아니라 이 사회 내에서의 생존경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후진국에서 한때는 군인들이 총칼로 정권을 잡고 국민들을 윽박지르면서 국민의식이 썩었다고 호령했다. 부패로 가득 차 있다고 나무랐다. 많은 사람에게 핀잔을 주고 많은 사람을 가두었다. 그 군인들이 나라를 훔치고 정의를 주장하는 행위가 "이것의 주인이 없습니까?"하고 세 번 외치는 저 수달이나 들개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떤 사람이 다른 이들로부터 경제적인 후원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잘못된 곳을 찔러 보았다. 잘못된 곳에서는 돈이 관련되어 있기 마련인데 그 돈 줄기를 계속 따라가 보았더니 그 돈이 바로 명함을 내놓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에게 흘러가는 것이었다. 수달이나 들개의 계율 지키는 방식의 삶은 어리석은 우리 마음, 우리의 생활 곳곳에도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수달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의 주제인 토끼보살의 보시이야기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나왔다. 자재천신의 보시이야기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나왔다. 자재천신이 탁발하는 스님으로 변장을 하고 숲속의 네 짐승들을 찾았다. 수달 들개 원숭이가 한결같이 자신들의 식사 몫을 탁발하는 스님에게 드리겠다고 제의했으나 석가보살의 화신인 토끼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에게는 풀만 있으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스님의 공양으로 풀을 내놓을 수는 없어 토끼는 자기의 몸을 불에 구워 대접하려고 했다. 보통의 신심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보시정신이다.


     보시가 좋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공덕을 말하지 않고도 여러 가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현실의 집착과 미혹과 고통의 원인은 탐욕에 있다. 그 탐욕을 다스리는 길은 탐욕의 반대인 보시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또 불교의 근본은 정신적인 깨달음이든지, 물질적인 것이든지 무엇이든 베푸는 데 있다. 한 곳에 물이 고여서 썩지 않도록 계속 흐르게 하는 데 있다. 해탈의 최대 장애물인 탐심을 제거하는 이유로 보나, 베푸는 원칙을 실천하는 것으로 보나, 보시는 불도를 구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세상 사람의 믿음을 얻으려면 저 토끼처럼 남을 위해서 자기의 몸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모든 사람들로부터 믿음을 받는 것은 단순히 머리로만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무량겁을 거치면서 자신의 몸을 던져 보시하는 수행을 지침 없이 계속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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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의 오후  ]


<  선운사 동백꽃  >    /    김선주


선운사 동백꽃이 진다

명치 끝에 처억 내려 앉는다

무쇠 칼날처럼 시퍼렇게 아리다

그녀가 떠나가던 날도 이랬다

천년을 두고 이렇게 아팠구나

뜨거운 눈물을 떨구었다

무쇠 칼등처럼 무거웠다

세상 모든 것이 이렇게

아픔으로 제 발등을 덮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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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사람의 생각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러나 어디를 간다 하더라도

자신보다 소중한 것을 찾아낼 수 없다

또한 자신이 소중한 것을 아는 자는

다를 사람을 헤쳐서는 안 된다.


                                          ㅡ 상응부경전


<  견자見者의 산  >    /  이상범

산은 늘 거기 있고
표정만을 관리했다
안개비 자욱이 깔고
이마에 햇살을 단다
지상은 수액의 두레박질
개봉하는 눈엽 눈엽.
이제 색상을 뒤집은
산은 갈색의 황제
흰눈을 머리에 인 날

서울은 내열을 식혔고
견자見者는 산의 중심에 들어가
산이 되어 앉는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자승자박  안하는 보현행원  ?      대기  대용쓰는  문수지혜실체없는자리    법은  홀로일어나는것이  아니라    누가 붙였는가!  ?  ... 모든불법의근원  선법문에  주장자드는모습  .    꽃한송이 보는  모습  등등  ㅇ    .원상 출처라고  한다  .문수지혜직결한다  .조건없는 자비    상생의  연민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내마음밝아져 소원성취하자  몽  우리 진꼬망울  떠지며  엄청  아름답겠네요    꽃피면  부처님오셨다고  기뻐하는 모습  !  모두건강을  두손모읍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대기대용 ㅡ 무릇 큰 그릇은 크게 쓰이는 법이니
                대승불교를 배우고 있는 우리 불자들도 큰 자비심을 실천하여
                사바세계가 불국토임을 깨닫게 된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런지요.

이제 안면암의 모든 꽃들은 화엄세계를 장엄하려고 너도나도 앞을 다툴 것 같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실상사  계시는
법인스님
저서 중심.김영사
교육원장  재직시 글 잘  쓰셨어요
서점 향전에서  책 읽고 왔어요
황지우 시인 서문
일지암 계실따1 6개월간 같이 계셨다고
법인스님의 글 솜씨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법인 스님의 문장력
불교 박람회장에서의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