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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서설瑞雪이 온 세상을 뒤덮은 임인년壬寅年 설날 아침 >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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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851회 작성일 22-0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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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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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無)에 들어가 '공(空)'을 깨닫고

혼자 있어 마음이 고요한 비구는

오직 한 생각, 법을 생각하면서

사람 가운데 없는 즐거움을 맛본다.


내 눈이 미치지 못하는 곳, 내 귀가 미치지 못하는 곳. . . . . .

못 보고, 못 듣는다 하여 어찌 거기에 빛과 소리가 없다 하랴!

이렇게 생각하면, 시방(十方) 세계에 불(佛)의 정각음(正覺音) 가득 찬 것도 같다.

불의 보리심(普提心)가득 찬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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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주객의 살활 자재


선의 목적은 무엇인가?  견성성불이다. 그러면 왜 자신의 본래 성품을 보고 부처가 되려고 하는가? 간단히 말해서 괴로움을 여의고 좋은 쪽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왜 괴로운가?  '나'라는 주체와 '세상'이라는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은 저 주체와 환경에 자재해서 마음대로 둘을 지우고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대표적인 법문으로 임제 선사의 사료간이 있다. 사료간四料簡에서 요간料簡이란 사량분별하는 것, 나누어 구분하는 것, 분류 표준 또는 기준 등의 뜻이다. 참선 공부가 깊어지는 단계, 공부 속에서 주체와 환경을 지우기도 하고 살려내기도 하는 단계, 또는 수행자의 근기나 공부가 익은 경지에 맞추어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단계를 네 가지로 분류하고 그것을 모든 참선 수행자들의 공부를 점검하는 표준으로 삼는 것이다.

     사료간이란, '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 즉 '나를 지워 세상 속에 묻어 버리는 것', 탈경불탈인奪境不奪境' 즉 '세상을 지워 나 속에 묻어 버리는 것.' '인경양구탈人境兩俱奪' 즉 나와 세상을 다 지워 버리는 것.' '인경구불탈人境俱不奪' 즉 '나와 세상을 현대 있는 그대로 살려 두는 것'이다. 여기서 '인人'은 나, 개인, 주체를 뜻하고, '경境'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대상으로서의 세상, 객체를 의미한다.

    첫째 나를 지워 세상에 묻어 버리는 탈인불탈경의 경지는 붉고 파란 색으로 물든 가을의 단풍을 보면서 절감할 수 있다. 가을의 산색은 너무 아름답다. 그런데 그것을 보면서 늙어 가는 내 마음은 무엇인가 허전하다. 쓸쓸하다. 나도 이제는 저 단풍처럼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멀쩡히 좋은 경치를 보고 이런 생각을 먹는가. 바로 '나'라는 놈 때문이 아니겠는가. 나라는 놈은 무엇인가. 기껏해야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몸 이 머리의 의식뿐이 아닌가. 어째서 지금 나의 의식에 모든 것을 걸고 매달리는가. 해마다 봄이 되면 새잎이 돋을 것이고 가을이면 찬란한 단풍 색을 보일 것이 아닌가. 저 산에, 하늘에, 바람에, 구름에, 바위에 나를 주어 버리면 될 것이 아닌가.

     둘째, 세상을 지워서 나로 삼아 버리는 탈경불탈인의 경지는 앞의 생각을 반대로 뒤집어서 느낄 수 있다. 앞에서는 나를 지워서 세상에 주는 식이었지만, 이 단계에서는 저 아름다운 세상을 그대로 나로 삼아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추하고 더럽고 악하고 미운 것들도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세상은 나와 대립하는 경쟁자들로 꽉 차 있다. 이 상황에서 ,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들, 선과 악, 나를 돕는 것과 해치는 것들을 나로 삼아 버린다면, 나에게는 더 이상 실망할 것도 슬퍼할 것도 외로워 할 것도 없다. 좋으면 좋은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 악하면 악한 대로 모든 세상이 그대로 나이기 때문이다.

     셋째, 나와 세상을 모두 지워 버리는 인경양구탈의 경지는 , 불교 교리에서 말하는 공空 사상에 철저한 단계이다. 나와 세상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지우고 세우는 데는, 항상 무엇인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좋아야 한다든지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전제는 반드시 나쁜 것과 불행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와 세상 모두를 한꺼번에 지우는 것이다.

     넷째, 나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되살려 두는 인경구불탈의 경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절대의 높은 입장에서 긍정하는 단계이다. 나와 세상을 둘로 보고 어느 한쪽이나 양쪽을 지우고 남겨 두는 것은 상대적인 집착의 찌꺼기 냄새를 풍기고 있다. 나와 세상의 실상을 바로 알려면, 현실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죽이기도 하고 살릴 수도 있어야 한다.



< 새하얀 瑞雪이 안면암 경내를 더욱 신비롭고 

고요하게 뒤덮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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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흔들리고 변덕스러운 마음
지키기 어렵고,
다스리기 어렵다.
지혜로운 사람은 ( 이 마음을) 곧게 한다.
화살 만드는 사람이
화살대를 곧게 하듯이.
         
                              ㅡ 담마빠다


 [    새해  첫 기적  ]    /    반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은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삼라만상  우주세계  으뜸이신  거룩하신  불법승  삼보님께  세배드립니다.    눈덮인  푸른  나무들의 아름다운모습  합장드립니다  . 이아름다운세상 감사하오며  올바른수행으로  노력하게읍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저는 솔직히
마음의 여유가 모자라 거룩하신 불법승 삼보님께 세배드릴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삼라만상의 불성에 공감하는 보살님의 지혜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임인년 설날의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