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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111 자비1 ㅡ 고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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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885회 작성일 22-02-1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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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82

비구 비록 나이 젊었다 해도

부처님 가르침에 어김 없으면,

그는 이 세상을 밝게 비추리,

어두운 구름 속에서 나온 달처럼.


높고 커다란 무대 위의 휘황 장엄한 위업(偉業),

어두운 토옥(土屋) 속의 가장 비밀한 선행,

위대는 반드시 위대 속에서만이 아니라, 보다 능히 범용(凡庸) 속에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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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자비

慈悲


 <   111    자비1  ㅡ  고락의 뿌리 >


불교를 두 단어로 줄여 보라고 하면 '지혜智慧'와  '자비慈悲'가 될 것이다. 자비는 고통을 없애고 즐거움은 주는 것이다. 상대에게 잘해 주는 것이다. 잘해 주는 것을 싫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불교가 자비의 종교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일체중생을 차별 없이 사랑할 수 있는가?" "부모를 토막 살인한 대학생을 사랑할 수 있는가?" "이간질을 일삼고 교묘하게 나를 괴롭히는 사악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을 만나면 자비는 어려워진다.

     내면으로부터 자비가 우러나오려면 먼저 상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또는 연민의 정이 있어야 한다. 연민심은 상대의 슬픔에 공감하는 데서 나오고, 상대의 슬픔에 공감하려면 상대의 고통을 이해하고 억울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자비의 뿌리를 파고 들어가다 보면, 마침내 불교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苦를 만나게 된다. 우리 모두가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저절로 자비심이 솟아날 수가 있다.

     세상에 고통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안다. 늙음, 병, 죽음과 함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고통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헤어져야 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한다. 설사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오래 같이 지내다 보면 무덤덤해지고 다른 자극을 향해서 방황하게 된다. 이처럼 사람은 괴롭게 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세상에는 즐길 만한 것이 너무도 많다. 석양과 가을은 쓸쓸하지만 다시 해가 뜨고 봄이 온다. 식물의 꽃뿐만 아니라 사람의 육체과 얼굴로 모습을 드러낸 꽃들이 갖가지 교태를 지으며 유혹한다. 새로운 전자제품과 자동차가 계속 쏟아져 나온다. 만약 어떤 이가 황금으로 이루어진 극락을 들먹이면서, 지상과 천상 사이에 어느 곳을 선택하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답할 것이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괴롭다.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괴롭다. 그러나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루지 못하더라도 언제인가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차 있다. 기다리는 일이 아무리 고독하고 힘들더라도 우리는 기다리고 싶어 한다. 어쩌면 즐거움을 기다리는 괴로움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한편으로는 이 세상을 고해로 규정하고, 다은 한 편으로는 반고반락半苦半樂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고통과 즐거움이 5대5의 비율로 있다는 것이다. 헌데 말이다. 저 반절의 즐거움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느냐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씨앗과 새싹과 꽃과 열매가 있다고 치자. 열매와 씨앗은 같은 것이지만 배열하기 위해서 다른 이름을 붙여 본다. 새싹, 꽃, 열매 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중에 어느 것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 반드시 그 전 단계의 것이 부서져야 한다. 씨앗이 썩어야 새싹이 나오고, 꽃이 시들어야 열매가 나온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그 이전 것의 시체를 밟고 나온다. 즐거움은 고통을 통해서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최고의 행복감이 들 때를 말하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남녀 간의 정신적 육체적 교접에서 얻어지는 쾌감을 댈 것이다. 그런데 교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부수고 짓밟고 지워 버리는 것이 아닌가. 또 신생아를 열매라고 쳐보자. 그 껍데기는 고통을 겪고 망가지게 되어 있다. 반고반락이라고 하더라도, 그 반락은 궁극적으로 고통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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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참된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평온이 흔들린다면

지혜는 완성되지 못한다."


                                    ㅡ 담마빠다

<    임종게    >  /  서산대사님


천 가지 만 가지 헤아림이

붉은 화로에 한 점 눈이로다

진흙으로 만든 소가 물 위를 가나니

대지는 허공을 찢누나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티벳  생각 나는 언덕
지장대원탑 첨탑도
관세음  보살 염불보다
지장보살 염송이 마음에 닿는시다고

허허  지명 대종사님
건강하셔요

설봉.설정.정울스님께서도
건강하셔요

안면암 불자님들께서도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저는 며칠 전부터 지장보살님 염송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답니다.

15년 동안 저의 사랑하는 딸을 지켜 주고 위로해 주었던
흰둥이의 입적 때문이지요.

<개에게도 불성이 있다>는 법문을 저는 철썩같이 믿고 있는 중생이랍니다.

새해에도
한결같이 보여 주시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