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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93 무 5> 2022년 1월 23일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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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6건 조회 1,408회 작성일 22-01-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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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66

자기의 얻음에서 불만을 품지 않고

적게나마 쌓아 둠이 없으면,

정명(淨命: 깨끗한 생활)의 게으름이 없는 비구를

하늘도 오히려 칭찬하나니.


새것을 욕망하는 욕망과 그 욕망의 운행은,

사람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불행하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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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3  >    무無 5

불교라고 하는 하나의 종교, 선, 그리고 무사상에 있어서 무엇이 문제인가. "나"이다. 불도를 닦고, 부처를 이루고, 진선미를 찾으려는 것도 모두 자를 위해서이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든지 좋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고민할 것도 노력할 것도 없다. 그런데 실체적이고 영원불변의 나가 없다는 무아사상에 기반을 둔 선에서, "나"라는 "주체"의 문제로 옮겨진다.

     실체로서의 나는 없기 때문에 무아이지만, 기능으로서의 나는 엄연히 있다. 연료가 있어야만 타는 불에게 고정적인 실체는 없지만, 불은 큰집이나 산을 태울 수 있다.  나라고 하는 기능체의 주인은 누구인가? 나이다.

     불교와 선에서는 "자성" 즉 "자아의 성품"이라는 말이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실체로서의 나를 부정하거나 사물의 공성空性을 가리킬 때는 "무자성無自性" 즉 "실체적이고 하는 주체의 성품은 없다. "고 한다. 그러나 선에서는 "자성을 본다."거나 "참 나를 찾는다."는 표현을 쓴다.

    이 경우의 "자성"이나 "참 나"는 실체로서의 나가 아니라 기능적 주체로서의 나를 찾는다. 무사상에 있어서도 기능적 주체가 중요시된다. 그래서 무사상의 다섯째 특징은 "무타無他" 즉 "무타주인無他主人" 또는 "무타주체無他主體"이다.

     나와 세상을 책임질 사람으로서 남이나 다른 주인이나 주체가 없고, 오직 나만 있다는 것이다. 임제 선사가 가르치는

"무위진인無位眞人"이나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入處皆眞"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 남과의 비교가 높다고 여겨지는 자리를 떠남으로써 참사람이 될 수 있고, 그런 사람은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그 속이 바른 진리의 자리가 된다는 것쯤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서 저리 바쁘게 뛰는가? 남들로부터 인정받는 자리를 얻기 위해서이다. 만약 이 지구상에 아무도 없고 나 혼자만 있다면, 나는 출세라는 자리를 위해서 돈, 명예, 권력에 매달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남이 있다고 생각하고 남을 의식하기 때문에 나는 그럴듯하게 보이는 자리를 향해서 기어오르려고 한다.

     무사상은 이러한 나에게 "남은 없다. 오직 너만 있고 네가 바로 세상의 주인이다."라는 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내 육신 가운데 나는 어디에 있는가? 팔, 다리, 배, 가슴, 머리의 어느 한 부분에 있거나, 전체를 합친 곳에 있지 않다. 적어도 고정적 육체에 나는 없다. 나는 육체와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전체적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기능이라고 하는 것은 내 마음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크거나 작게 잡을 수 있다. 내가 범위를 정하고 그 주인이 될 수 있다. 현재 눈에 보이는 세상을 나로 삼는다면 나는 현재의 것만 된다. 천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살고 죽었던 사람들 모두와 , 현재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살 사람들 모두를 나로 삼으면, 나는 끝없는 과거와 끝없는 미래가 된다. 

     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주인이 된다. 내가 어떤 잔치를 베풀기로 했다고 치자. 나는 호스트로서 게스트들이 불편한 것은 없는지, 음식은 제대로 차려졌는지,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을 챙겼는지 등을 살피기 위해서 동분서주할 것이다. 식사를 거르면서 손님 접대에 집중할 것이다. 게스트들이 편안히 앉아 있는 동안에는 호스트는 종일 서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주인에도 종류가 많다. 모자처럼 이름만 덮어 씌워진 주인이 있는가 하면, 실질적으로 조종하는 실세 주인도 있고, 현장에서 자기 소임을 다해서 전체에게 꼭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주인도 있다. 세상을 잔칫집으로 친다면 세상 사람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주인이 될 수 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치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친다." 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지금 이 자리의 나를 저 주인으로 삼음을 뜻한다. 나 이외에 따로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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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보살이 세 가지와 함께 하면 도를 얻을 수 없다.

첫째는 법을 듣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스스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선지식이 없는 경우이다."
                                                        <유일잡난경>

<  바위  >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아침햇살이 비춰주는  공원의  벤취  글을읽으며  느까곤  익혀새겨야할  부분  세상의  살이가  잔치집에비유한  쉽게 이해하게됩니다  .  무언속에    수행한  분들의  삶  자유롭게  편하게  교육적  품위적으로    가르치는  선지식 .  모든것이  인연의 소치  ? !  그저  오늘은  묵언도  좀  실천  해볼까?  ㅎ ㅎ  해피한  오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대형견 4마리를 돌보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나이가 들수록 모든 것은 인연의 소치라는 걸 절감하고 있지요.

구봉큰스님의 명성만 들었을 뿐 직접 뵙지 못했습니다만
꼭 뵙고 싶습니다.
어쩌면 불교대학에서 뵈었던
키 크시고 인물이 훤출하셨던 분 같으신데
인사를  드릴 날이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행복한 원만행보살님
어느 공원의 벤치예요?
부럽네요 아침에 나갈 수 있음에
저는 추워 12시는 지나 오후에
건강함에 부럽네요
과천분들 모두 잘 계시죠
티비뉴스에
지명대종사님 승려대회 참석하신 모습 장깐
뵈었어요
그날 앞에 지나가시는 대종사님들  키  큰  분 계셔...
저는 수덕사 부주지 주경스님  옆  칸막이에 서 있었어요
큰스님들과 참회 진언 108번 처음으로  해 봤어요
밝은 회색 승복 입으신 스님들
멋쟁이 선보살 님.
맑으신 거사님들
한마음으로  행사에 동참하신
모든분들 존경합니다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저는 승려대회가 열리던 날 하루종일 바빠서
TV 뉴스를 저녁에나 볼 수 있었습니다.

 
큰스님을 뵙지 못해 유감스러웠습니다.

1700년 한국불교에서
역사적인 #108번 참회진언의 귀중한 시간이 감동이셨겠어요.

저도 한마음으로 행사에 동참하신
모든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과 함께 존경심을 정중히 바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오랜만이시네요 .?  아침  개네놈  밥주고  날씨가 풀  려서  얼른  한바쿠 돌고  아파트 공원  일요일  이고해서    아무도없는  벤취에서  폰으로  읽어내려가는순간  좋았답니다  .  3시에서  30분정도  구봉스님 과  걸었읍니다  ..놀러오세요  .건강하시고    적극적 인  신심에감사드려요  .  사랑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