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95 장자와 선의 유사점 > 2022년 1월 25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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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923회 작성일 22-01-25 07:11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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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 헛된 것이라,
구태여 가지려 허덕이지도 않고
잃었다 하여 번민도 않는 사람
그야말로 참으로 비구이니라.
만일 '자유'가 없었다면 우리에게는 자유에 대한 요망이 없을 것이다.
'영원'이 없었다면 또한 영원에대한 흔구(欣求)가 우리에게 생길 수 없을 것이다.
어머니의 유즙(乳汁)이 있었기에 갓난아기의 젖에 대한 요구가 있고,
처녀가 이성에 눈을 떴을 때 벌써 그 주위에는 총각이 둘려 있는 것이다.

095 장자와 선의 유사점
「 장자 」에 나오는 발상법, 표현, 철학은 선과 유사한 점이 많다. 장자의 말 가운데서, 문맥의 앞뒤를 절단하고 어느 한 부분만을 선의 전문용어로 바꾸어서 인용한다면, 선사의 법문처럼 오해되기 십상이다.
모든 성현들이 그러하듯이 장자도 바깥세상을 향한 물욕을 경계한다. 장자는 "외치外馳" 즉 말처럼 밖을 향해 달려 나가려고 한다."는 표현을 쓰면서, 수컷이 암컷을 따르듯이 사람들이 물질적인 성취를 추구하는 모습을 그린다. 소인은 이익을 위해서, 선비는 명예를 위해서, 영웅적 기질을 가진 이는 정권을 향해서, 성인마저도 천지를 얻기 위해서 말처럼 날뛴다고 한다. 선사의 말로 바꾸어도 손색이 없는 말이다.
장자가 무조건적으로 물질적인 성취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긴 학의 다리를 자르거나 짧은 오리의 다리를 늘이려는 것은, 인간 위주로 삼라만물을 주무르려고 하는 것이니, 자연 본래의 능력이 발휘될 수가 없다.
또 자연은 목과 같고 인위적인 성취는 모자와 같다. 인위적인 성취를 위해서 자연의 흐름을 거스리는 것은 모자를 얻으려고 목을 자르는 격이다. 자연 만물을 법신으로 중시하는 선에서 이 말에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장자는 모든 사물에서 상대성을 보고 판단을 중지함으로써 사물을 고정적인 것으로 규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과 저것, 옮음과 그름, 큼과 작음, 삶과 죽음 모두 상대적이다. 책상을 만들었을 때, 책상의 입장에서 보면 이루어짐이지만,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부서짐이다.
아무리 좋은 맛과 소리가 있더라도, 지금의 즐기는 것을 위주로 보면 성공이지만, 다른 좋은 것들을 멀리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실패이다. 그래서 이루어짐과 무너짐, 성공과 실패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판단을 중지하고 자연의 흐름을 볼 때, 그 진실한 모습을 알 수 있다. 이것도 선의 판단 중지 사상과 유사하다.
「인간세人間世」편에서는 심재心齋가 나온다. 장자는 공자의 입을 빌려서 "마음을 한결같이 해서,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며, 마음으로 듣는데 그치지 말고 마음을 텅 비운 기氣로 들으라.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이 재계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안회는 "재가 심재에 관해서 듣기 전에는 내 자신이 존재한다고 알았으나, 이 가르침을 받고 나니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응답한다.
선의 수행과 유사한 것으로 심재와 함께 좌망坐忘이 있다. 「대종사大宗師」편에서 "세상사 육신을 무너뜨리고 총명을 내쫒고, 형체를 떠나며, 지식을 버리고, 크게 통하는 도와 하나가 되는 것을 좌망"이라고 한다. 일체의 물질에 대한 관심, 지식, 사량분별을 떠나서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보는 경지이다. 천하와, 물질과, 삶을 지우고 크게 깨닫는 것을 장자는 조철朝徹 또는 견독見獨이라고 한다. 선에서 말하는 견성見性의 기초 단계쯤이 될 것이다. 이는 물아양망物我兩忘, 심물합일心物合一, 또는 주객합일主客合一이 이루어지는 경지이고, 장자는 이 경지의 사람을 지인至人 또는 진인眞人이라고 부른다.
「지북유知北遊편에서 장자는 "도가 똥과 오줌 속에도 있다."고 말한다. 선의 "마삼근麻三斤", 간시궐幹屎厥",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를 생각나게 한다. 부처, 불법 대의, 달마 대사가 중국에 온 높은 뜻을, 삼베 옷감 세 근, 화장실의 휴지, 뜰 앞에 보이는 잣나무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과 똥 속의 도는 다를 바 없다.
「장자」에는 선문답 형식의 대화도 있다. 굽은 나무는 그 무용성 때문에 오래 살 수 있었고, 울지 못하는 거위는 그 무용성 때문에 일찍 죽어야 했다. 무용성의 상반된 결과를 보면서 장자는 어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답해도 30방 답하지 못해도 30방"이라는 선사의 말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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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사람은 죄가 있으면 곧 뉘우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잘못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되면 그 죄업도 없어진다.
뉘우친다는 것은
잘못을 고쳐서 다시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일이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안으로 자신을 꾸짖고 밖으로 허물을 드러내는 일이다.
ㅡ 선가도감
< 숨 돌리기 위하여 > / 故 설악 무산 대종사님
땅이 걸어서 무엇을 심어도 좋은 밭
쟁기로 갈아엎고 고랑을 만들고 있다
나처럼 한물간 넝쿨은 걷어 내고
이제는 정치판도
갈아엎어야
숨 돌리기 위하여
< 엄마의 기도 > / 김수경 ( 2019 시민응모작) 디지털 미디어 시티 전철역
옆집 아주머니는
아들이 시험에 합격하고 몸살이 났단다.
세 달하고 열흘, 터 좋은 곳에서
아들을 위해 매일같이 기도를 드리다
몸살이 났단다.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귀가 얇은 우리 엄마는
나를 위해 기도를 드렸을까 하고
엄마는 웃으며 답했다.
하루하루 나태해지는 나를
원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더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를 드렸단다.
"거기가 터가 좋긴 좋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시간없는 실체는 무량수 아미타불 생각이 뛰어들수 없는 지금실체가지혜다 .. 생각에서 생각으로 옮겨가는 윤회를 무너뜨린 성불 .생각 자체를 무너뜨린것이 도다 .내가만든 업에서 생겼으니 열심히공부하여 업식을 이순간을 깨우치는 종을 울 려주는소리 생각의 감옥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에서나오는 게 깨달움이다 . 좋고나쁨생각묶여서 탐욕 미움 에 나라는집착의 욕심감옥에서 벗어나는 수행 ! 누구나 지수 화풍 견승 난동 이것 뿐인데?! 관 념 . 지혜는 보리심 깨친마음 ! 지혜자비 원력, 공부 많이 합시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중생은 다겁생래 동안 자신이 만든 업 속에서 번뇌망상을 일으키며 살고 있습니다.
이 업장들을 녹이기 위해서는
발보리심發普提心( 불도를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을 일으킴)하며
동시에
행보리심行普提心해야 한다고
법정스님께서 간절히 법문하셨습니다.
"행보리심을 위해서는
금생에 잠깐 내가 맡아 있던 것들을 타인에게 돌려 주는 행위 즉 선행을 해야 한다."
비로소 #무주상보시가 가능해 질 것 같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ㅈ님의 댓글
ㅇㅈ 작성일
소인은 이익을 위해서, 선비는 명예를 위해서, 영웅적 기질을 가진 이는 정권을 향해서, 성인마저도 천지를 얻기 위해서 말처럼 날뛴다고 한다. 선사의 말로 바꾸어도 손색이 없는 말이다.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