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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97 화두의 총체성 > 2022년 1월 27일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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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854회 작성일 22-01-2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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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69

비구여, 이 배(船) 밑의 물을 펴내라.

속이 비면 배는 가볍게 가나니,

가슴속에 음(淫), 노(怒)  치(痴)의 독이 없으면

너 또한 열반에 빨리 가리라.


흐름은 끝끝내 바다까지의 길을 발견하지 않고는 그치지 않는다.

사람은 끝끝내 죽음에까지 가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다만 그의 과정에, 그 흐름의 태도 여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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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    화두의 총체성

우리는 참선할 때 화두話頭를 참구한다.  의심 덩어리인 화두를 깨친다는 말은 바로 자기의 진면목 또는 자신과 우주 존재의 여실한 실상을 화길하게 터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한 화두를 통과하는데 인생과 우주의 돌아가는 이치를 전부 알 수 있단 말인가? 여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불교 명상 수행법에서의 관觀하는 대상이 발전해 온 것을 살피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인도에서의 원시 불교 수행법은 많지만, 화두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관찰의 대상에 주목하면서 지금까지도 남방불교에 전해지는 대표적인 것을 꼽는다면 위빠사나Vipasana(毘鉢舍那가 될 것이다.

     위빠사나는 관觀samartha(奢摩他)이라는 뜻이지만, 이 관은 헐떡임을 멈추는 지의 준비 단계인 사마타와 동반하기 때문에 보통 "지관止觀"으로 번역된다.

     위빠사나의 관찰 대상을 중심으로 붙여진 명상법 명칭은 사념처四念處의 관법이다. 사념처, 즉 네 가지 관찰 대상이란 신수심법身受心法으로 몸, 감각, 마음, 마음 작용의 대상이다.

     몸에 대해서는 호흡과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즉 서고, 멈추고, 앉고, 눕고, 말하고, 침묵하고, 동작하고, 고요히 하는 몸의 모든 것을 관찰한다. 감각이란 눈, 귀, 코, 혀, 몸의 오감五感 기관이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의 대상을 맞아 느끼는 것이다. 이 감각에는 좋고 즐거운 것, 나쁘고 괴로운 것, 그리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무기無記의 것이 있다. 마음과 그 작용 대상은 육근六根과 육경六境 가운데 마지막 의意와 법法에 해당된다.

     사념처란 결국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모든 것을 말한다. 몸과 마음의 모든 것을 관찰할 때. 고통과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의 시작, 현재 진행 상태, 그리고 앞으로의 결과를 주시한다. 신수심법身受心法의 생주이멸生住移滅과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여실히 응시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과 대상과 느낌을 관찰하는 것은 자기 존재의 모든 것을 보는 것과 같다.

     중국 천태종에서는 이 위빠사나 지관법에 총체성總體性을 더욱 가미해서 관찰하는 명상법을 만들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대표적인 것이 일념삼천一念三千의 관법이다. 한 생각 가운데에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로부터 부처에 이르는 열 개의 수행 단계와, 그것들의 시작이나 끝, 원인이나 결과, 그리고 주체와 환경과 세상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일념 속에서 찾는 방법이다. 자신의 일념 속에서 안쪽의 마음이나 바깥세상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관찰하는 것이다. 물론 불교에서는 마음과 바깥세상이 둘이 아닌 하나이기는 하지만, 구태여 구별해서 본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인도불교의 위빠사나가 몸과 마음의 움직임으로부터 출발해서 자신과 우주 존재의 실상을 보려고 한다면, 천태종의 지관법은 아예 마음의 상태를 지옥으로부터 부처에 이르는 열 단계로 나누고, 다시 그것이 순간순간의 일념 속에서 교차되는 상황을 처음부터 여실히 보려고 한다. 인도 명상법보다 중국의 지관법이 마음과 세상을 관찰하는 데 있어서 총체성을 강화한 것이다. 위빠사나의 사념처나 지관법의 일념삼천을 염두에 두고 중국 선의 화두를 보아야만, 단순하게 보이는 화두에 담겨있는 심오성과 총체성이 제대로 드러난다.

     개에게 불성이 있느냐고 묻고 그 대답이 무無라고 하는 화두를 먼저 보자, 이 문답은 단순히 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과 우주의 모든 존재 실상을 압축해서 표현하고, 수행자가 그것을 보게 하려는 큰 방편이 담겨 있다.

 마삼근麻三斤이나 간시궐幹屎厥의 화두도 마찬가지이다. 부처를 무라고 하든. 삼베 옷감이라고 하든, 항문 닦기라고 하든, 그 속에는 마음에 나타나는 고통과 즐거움, 환희와 분노, 지옥과 부처 등의 시종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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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
                          <화엄경>


< 사막  >  / 오르텅스  블루
                                ㅡ  파리 지하철 공사 시 콩쿠르에서 8천편의 응모작 중 1등 당선된 시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  슬픔의 돌  >    /    작자 미상

슬픔은 주머니 속 깊이 넣어 둔 뾰족한 돌멩이와 같아.
날카로운 모서리 때문에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비록 자신이 원치 않을 때라도.

때로 그것이 너무 무거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힘들 때는
가까운 친구에게 잠시 맡기기도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머니에서
그 돌멩이를 꺼내는 것이 더 쉬워지리라.
전처럼 무겁지도 않으리라.

이제 당신은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때로는 낯선 사람에게까지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신은 돌멩이를 꺼내 보고 놀라게 되리라.
그것이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의 손길과 눈물로
그 모서리가 둥글어졌을 테니까.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육신은  유리그릇과같고 물거품과같아서  깜박이다.  그동안  한순간  참지모쌔서  더럽고 더러운 피고름 똥오줌 눈물  코물주머니  !  조심하여  일편박두  육신을 닦고 문지르고  반듯이  죽을 놈만 태어났다  .  청정치못한육신  3000도에들어가면  곧 아무것도없다  .  몸둥이의  재앙의근본  독사와가따 .  자업자득의몸    자기자신이  행복하게만든다  .육바라밀을  실천해  야  그래서  37조도품  관신부정  관심 무상  관법무아  이런저런  지과타파씨앗을  뿌려서  새싹에서  꽃이피고  열매을....실체가없고  사정근  영불생  영멸 영생  영증장 ..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어제는 제가 더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한결같은 자비 원만행에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