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103 마음 소 찾는 길 > 2022년 2월 2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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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1,020회 작성일 22-02-02 07:05본문
법구경 374
이 몸은 오음의 거짓 모임으로서
있다 없어지는 것, 생각해 알면,
마음은 깨끗한 즐거움에 잠기어
감로의 시원한 맛, 맛볼 것이다.
인생이란 큰 비가 쏟아지는 광야를 걸어가는 나그네와 같은 것이다.
달려 보아도 허득거려 보아도 비에 젖(苦)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먼저, 젖기를 각오하시오, 그리하여 비를 맞으며 유유히 걸어가시오.
젖기는 일반이나 고뇌는 적을 것이니.

103 마음 소 찾는 길
앞에서 우리는 주체와 환경을 차례로 지우고 다시 살려내는 사료간四料簡의 참선공부 단계를 살펴봤다. 이 사료간의 주체와 환경의 여실한 관찰과 초탈의 기준을 간략히 제시하는 데 비해서, 심우도尋牛圖 또는 목우도牧牛圖는 이 기준을 따라 공부하는 방법을 소를 찾고 다스리는 그림과 설명으로 쉽게 풀이한다.
소를 찾고 달래고 다스리는 그림과 설명의 종류는 알려진 것만도 열가지가 넘는다. 작자가 분명히 알려진 것이 있는가 하면, 작자 미상의 것도 있다. 또 그림이나 게송의 장 수가 4로부터 시작해서, 5, 6, 8, 10, 12까지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널리 유포되고 애용된 것으로는 곽암郭庵 화상의 십우도송十牛圖頌과 보명普明 화상의 열 장 본 목우도송牧牛圖頌이다.
곽암 화상의 십우도가 임제종 간화선 계통의 선 수행 자세을 표현한다면, 보명 화상의 목우도는 조동종 계통의 선 수행 입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현재 십우도가 유행하고 있다. 큰 법당 외벽에서 십우도 벽화를 흔히 볼 수 있다.
십우도는 첫째, 소를 찾아 나서는 심우尋牛 , 둘째, 소가 도망간 발자취를 찾는 견적見跡, 셋째, 소의 모습을 보는 견우見牛, 넷째, 소를 붙잡는 득우得牛, 다섯째, 소를 달래고 길들이는 목우牧牛, 여섯째,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우귀가騎牛歸家, 일곱째, 소를 놓아 버리고 사람만 남아 있는 망우존인忘牛存人, 여덟째, 소와 사람을 다 같이 놓아 버리는 인우구망人牛具忘, 아홉째, 소를 찾기 이전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반본환원返本還源, 열째, 중생을 위해서 속세로 나가 현실사에 참여하는 입전수수入廛垂手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소를 찾는다고 하는데 소는 무엇을 뜻하는가? 진리, 깨달음, 부처, 마음 등이 될 것이다. 이 단어들을 합쳐서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볼 수 있는 본래 부처의 참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줄여서 '참 마음' 또는 그저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소를 찾는다는 것은 마음을 찾는다는 것인데, 이 찾는다'는 말 자체가 화엄 성기性起 사상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성기사상은 미혹의 현실 그대로를 여래성이 출현한 법신체로 보면서도, 미혹과 여래성 가운데서 보다 근본적인 것을 집으라고 한다면 여래성을 택한다. 미혹은 지워야 할 것, 여래성은 드러내야 할 것으로 보고, 미혹을 지워야 여래성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를 찾는다는 말 속에는 '미혹을 지우고'가 숨어 있다. 다음 장에서 살필 목우도의 '소 또는 마음을 길들인다.'는 '목우'라는 말과 크게 대비된다.
소를 찾아 나선다는 것은 번뇌 망상만 피우고 방황하던 사람이 마음찾는 공부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집중해 관하는 가운데서 소 또는 마음의 발자취를 따라 가서 소를 보고 잡는다. 그러나 그 마음의 소는 업력으로 꽉 찌들어 있다. 억지로 고삐를 당기면 당길수록 더욱 씩씩거리면서 반항한다. 그러자 목동은 이제 방법을 바꾼다. 고삐를 늦추거나 당기면서 소를 달랜다. 지칠 줄 모르는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길들인다. 마침내 소의 등을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수행자가 자기의 마음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된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소를 완전히 부릴 수 있게 되니, 구태여 길들이도 말고 할 것이 없다. 마음의 소를 제 노는 대로 놔두고 목동 즉 수행자는 혼자 한가로움을 즐긴다. 그런데 소를 놓고 사람만 있다는 것도 아직 방황과 고독과 미혹의 찌꺼기가 남아 있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이제는 소도 사람도 없는 단계로 더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서 머무르지 않는다. 다시 꽃 피고 새 우는 세상을 본다. 주변은 소를 찾아 나서기 이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지만, 이제는 답답함의 고통이 없다. 고요하고 평화롭고 법열이 넘친다. 그 법열을 전하기 위해서 수행자는 사람들이 많은 시장 거리로 걸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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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세상의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자신을 헤아리고
남에 견주어
때리지도 말고
죽이지도 말라
ㅡ 법구경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 . .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 . .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 . . . .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 . . . .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 . . .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자기만 잘닦아서가아니라 다른사람도 도와주면서 나의할일을한다 중요한일인것이다 .격식속 형식 진실이있고 격식을만든다 .불심이깨끗이 흔들림이없으면 아무걱정이없다 . 인과 해탈 살아생전 고통없고 밑고닦는다 . 복짓고 도닦고 잘 살읍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안면암전경이 밝은빛이 더욱 아름답네요 . 만사형통 기원드립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마음이 불심이 흔들리면 아무 걱정이 없다는 말씀 잘 납득이 갑니다.
복을 지어야 복을 받을 수 있고,
복덕이 있어야만 도를 닦을 때 도를 이룰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도를 이루면
일상에서도 흔들림 없이 평상심으로 잘 살 수 있겠지요.
안면암 전경의 서기瑞氣가 서설 덕분에 더욱 밝고 아름답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인생이란 큰 비가 쏟아지는 광야를 걸어가는 나그네와 같은 것이다.
달려 보아도 허득거려 보아도 비에 젖(苦)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고행의 인생, 명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