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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 113 자비3 ㅡ 슬픔과 연민 > 2022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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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1,077회 작성일 22-02-1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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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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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戒)도 없고 정(定)도 없이 오직 깨끗해,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렀다면

이 지혜로운 바라문의

모든 속박은 풀려 다한다.


순결은 도피가 아니요, 은둔 고고가 아니다.

그의 진정한 명예는 도리어 어떤 한계가 없는 신축의 자유자재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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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    자비3  ㅡ  슬픔과 연민  >

자비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서 모든 중생이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한 슬픔과 연민이다.

독일 작가 안톤 슈낙의 산문 가운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있다. 작가는 , 혼자서 울고 있는 아이, "사랑한다."는 말이 쓰여진 퇴락한 고궁의 흙담 벽, 자식의 철없는 움직임을 보고 아픈 마음을 적은 죽은 아버지의 빛바랜 편지, 거만하고 무시하는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옛 친구와 악수하는 출세인,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기차, 어릴 적 단짝 친구의 무덤 앞에 있는 묘비명, 가난한 노파의 눈물 등을 생각하며 슬퍼한다.

    작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동물원의 우리 안에 갇혀 초조하게 서성이는 한 마리 범의 모습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언제 보아도 철책가를 왔다갔다하는 그 동물의 번쩍이는 눈, 무서운 분노, 괴로움에 찬 포효,앞발에 서린 끝없는 절망감, 미친 듯한 순환, 이 모든 것이 우리를 더 없이 슬프게 한다."

    아. . . 그래, 우리 모두는 동물원에 갇혀 있는 저 범과 같다. 세상은 철창살로 꽉 차 있다. 출세한 권력자나 스타들을 둘러싼 경호원과 팬과 기자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일시에 무너져 내릴 명예, 잠시라도 눈길을 떼어 놓지 않고 살펴야만 지켜지는 재산,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대하거나 끝없는 사랑을 지속적으로 맹세하지 않으면 언제 발길을 돌려버릴지 모를 연애 파트너, 외로움과 심심함을 잊게 해 주겠다면서 마약처럼 우리를 붙잡아 두는 텔레비젼, 사채나 은행의 대출금, 언제 부도를 낼지 모를 크고 작은 공장, 윤리도덕가 관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철창살이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범처럼 괴로워하면서 서성거리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미쳐 버린다.

     법화경 법사공덕품은 안톤 슈낙이 태어나가 수천 년 전부터 세상의 슬픔을 낱낱이 조망했다. 많은 수의 눈, 귀, 코, 혀, 몸, 뜻으로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보고 ,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생각한다. 귀로 듣는 소리를 예로 보자. 가장 높은 하늘로부터 가장 낮은 지옥까지 세상에 있는 소리를 남김없이 듣는다.

    웃는 소리, 우는 소리, 늙은 남자의 소리, 어린 여자의 소리, 도가 높고 낮은 이의 소리, 마차를 타고 있는 이와 바퀴에 깔려 있는 이의 소리, 닭소리, 개소리, 돼지 소리 등 모든 소리를 남김없이 듣는다. 그런데 저와 같이 모든 소리를 듣다 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모든 소리들이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난하고 늙고 병든 이의 소리만 슬프게 느끼는 것이다. 가난하고 늙고 병든 이의 소리만 슬프게 들리는 것이 아니라, 부자 , 건강한 이, 출세자의 웃는 소리도 슬프게 느껴진다. 세상의 모든 소리들이 한결같이 슬프게 느껴진다.

     슬픈 드라마늘 보면서 웃는 이는 없을 것이다. 같이 눈물을 흘리지는 않더라도, 떡같은 슬픈 감정을 갖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우울한 기분을 가질 것이다. 상대의 슬픔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측은히 여기는 마음, 또는 연민의 정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자비란 별것이 아니다. 상대의 슬픔을 불쌍히 여기고 어떻게든지 그 슬픔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이요 행동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자비가 중요한지, 왜 불교에서 자비를 교리의 근간으로 삼는지, 그 이유를 가늠할 수가 있다. 세상의 슬픔에 대해서 끝없는 연민의 정을 가지려면 먼저 세상의 슬픔을 낱낱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중생의 고통을 보는 것은 바로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파악하는 것이다. 지혜는 이 존재 실상 파악을 이성 또는 계정혜 삼학의 혜적 측면에서 말하는 것이요, 자비는 감정 즉, 정적 측면에서 말하는 것이다. 슬픔에 대한 연민의 정이 아주 깊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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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공양할 때 음식물을

마시고 십는 소리를 내지 말고,

맛있고 맛없는 음식을

분별하지 말라.


모름지기 밥을 먹는 것은

몸이 약해짐을 치료하여

도를 이루기 위함이다.



                                        ㅡ 계초심학인문



<  내가 알고 있는 것 >  /    잘랄루딘 루미



내가 무엇을 행하고 있는디

나는 알고 있는가.

내가 나를 소유하는 순간은

숨을 들이마시는 동안인가,

아니면 내쉬는 동안인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다음에 무엇을 쓸지

연필이 알고 있는 정도,

또는 다음에 어디로 갈지

그 연필심이 짐작하는 정도.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지장대원탑의 상륜부
삼천사탑의 상륜부 보며 생각나네요
마스크  벗을 날을 기다리며...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 정광월보살님!~

저는 몇 달 전에 은평구 소재 천년고찰 진관사에 딸 가족과 참배했었지요.
하지만 늦은 시각이라 삼천사쪽으로 향할 수가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참배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마스크를 쓰니 안경 속으로 김이 계속 올라오니 많이 불편하네요.

숨 쉬기가 불편한 사람들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 봄과 함께 마스크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 . . . . .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범부의삶은모든것을베풀수있다  보통사람들의삶    절대로한이쌓여있는살은 문제가있지요.  책임을  세계적도 나의거로아는보살이어야한다  .전세계에평화를기울이는자는    절대자 성자라합니다  .가정은  범부  사회적은  보살심  고통을뽑는다  발고  .  내마음이  관세음보살보살은 내가될때까지  관세음 보살  항상즐거운기쁨을  나눔  희사한다 !  육바라밀을싑게하는방법    그냥명령하는것이아니라  하나하나  실천해야한다  .쫒아하다보면  왕도가난다  .탐진치버리고  실천하여 자비희사로  쫒아서  장부는  버릴줄을알아야한다 .허공에버린다 .감사하고또감사하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부처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물빠진  바닷의주름의사진도  표현을  뭐라해보고싶은데  눈에확들어와요  흰 눈도  아직녹지않은중    봄은오고있어요.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방법은 무조건 믿고 행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저같은 범부중생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버리지 못하는 아상我相 때문일 것입니다.
탐진치도 마찬기지일 테구요.

서해안 바람이 차고 맑아 바다의 물결 주름이 신선하게 보이네요.ㅎ

소중한 댓글과 심시안에 감사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봄에는 가장 먼저 마스트에서 자유로워지길 기원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