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환자의 개종 유혹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5,003회 작성일 21-02-03 13:14본문
★안면암 약사여래불
<설봉스님 사진>

2012년 10월,
큰스님의 하해같은 은덕으로
안면암 템플 스테이할 때
오후 늦게 매일 108배 올리며 번뇌와 집착을 버리다.

2012년 10월 하순,
저는 평생 인간을 구속하는 굴레 속에서 영원한 자유를 꿈꾸던 무명의 중생입니다.
세속의 깊고 질긴 인연이 거의 다하여
10월 내내 뜨거운 눈물을 흩뿌리며 기도하던
역사적인 안면암 템플 스테이가 경건히 끝났습니다.
불보살님과 신장님들의 가호와 가피로 한결 가벼워진 심신으로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며칠 후,
저의 뜻대로 총명하고 지혜로운 딸을 중심에 굳건히 세워둔 채 가정법원을 다녀왔습니다.
마침내 결혼이라는 인간의 굴레를 벗고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뒤 이어 일본 나고야城의 애지縣에 사는
여고생 화가 친구의 초청으로
열흘 간의 여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 왔습니다.
무척 밝아진 모습으로 귀국한 저를 아버지 언니 여동생 아들 딸들이 반가히 맞아 주었습니다.
혼자서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점점 줄어 들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2년 연말을 조용히 지냈습니다.
2013년 희망의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1월 3일,
눈이 제법 내린 날 아침 지하철을 타고 물어 물어 도착한
분당의 차병원 00호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사회적 유일한 친구인 조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조선생님은 왜소한 저와는 달리 신체와 정신이 아주 건강한 베타랑 간병사입니다.
어제 전화 상에서 들었던 말 그대로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자기보다는 저한테 더 잘 맞는 환자같으니 만나 보자고 ㅡ
간병 일의 可否(가부)는 물론 환자의 승락이 최우선입니다.
잔뜩 긴장한 채 조선생님을 따라 6인용 병실에 들어가
침상 위에 앉아 있는 환자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습니다.
60대 중반의 초로 할머니가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이하며
" 아니 너 누구 아니니? ㅇㅇ"
저의 이름을 불러 줍니다.
전혀 뜻밖의 상황에 잠시 놀랐으나 그분 얼굴이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 나 네 언니 친구 ㅇㅇ언니야."
아까보다 더 활짝 웃는 얼굴을 보여 주십니다.
잠시 지나 여직껏 살아 오면서 몇 번 얼굴을 익혔던
우리 언니의 친구라는 것이 가까스로 생각났었고
옆에 서있던 조선생님도 깜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ㅇㅇ야. 너 할 수 있겠어?"
"네. 언니. 열심히 해볼게요. 고맙습니다."
"응. 그래. ( 하하하)"
잠시 후 긴장을 풀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저는 조선생님과 병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윽고 저는 친절하고 의리있는 조선생님의 일을 이어 맡게 되었습니다.
######################
저의 나이 61세!
인생의 황혼 길에서 새삼스럽게 다시 하게된
생애 첫 간병환자가 우리 언니의 ㅇㅇ대학교 국문과 친구라니. . .
세상은 참으로 좁고 넓으며 재밌고 흥미롭습니다.
드디어 병원에서의 간병 생활이 의연히 시작되었습니다.
경기도 북부에서 널리 알려진 ㅇㅇㅇㅇ요양원 근무와 ㅇㅇ 간병원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만 생활한 지 벌써 8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낯선 병원에서의 간병일은 아주 작고 심약한 저에게 결코 쉽지 않겠으나
새로운 각오와 함께 ㅇㅇ언니의 다정다감 속에서 다소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조용한 곳에서 우리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사뭇 흥분한 목소리로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우리 언니도 뜻밖의 소식에 즐거워했고.
생면부지의 사람보다는 일이 영 덜 힘들 것같았습니다.
정말이지 인간 세상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더니. . . ㅎㅎ
어깨 수술을 했던 ㅇㅇ언니는 중환자가 아니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병상 위의 작은 식탁 위에 두툼한 성경을 펴 놓은 채 열심히 읽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은 하나도 없었지만,
오랜만의 간병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되는 일인데 다음날 한가한 시간입니다.
"ㅇㅇ야! 너 종교가 뭐니?"
"불교에요. "
"그래? 기독교와 불교와 이렇게 다르단다.
................
................"
해외 선교까지 십여 차례 다녀 왔다는 ㅇㅇ 언니는 한참 동안을 진지하게 설교를 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 전에 이미 <일체개고> <제행무상> <제법무아>를
사무치게 체험했던 저의 귀에 하나도 들릴리 만무합니다.
상대방의 전도가 특히 개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신 ㅇㅇ언니는 시일이 아직 남았으니 서두르지 않으셨습니다.
며칠 후, 한가한 틈을 타서 우리 언니에게 사실대로 보고를 했습니다.
전화 상의 우리 언니 밝은 목소리는 평소보다 약간 격앙되어 있습니다.
"그랬니?
ㅇㅇ야! 잘 됐다.
예수님께서 이번 기회에 너를 예수님 품으로 인도하시는 걸꺼야.
이 참에 너도 기독교로 개종하자.
언니가 수십년 동안 여태 한번도 동생들한테 개종을 권한 적 없잖니?"
국내 대형교회 권사인 우리 언니는 워낙 지혜롭고 총명해서
동생들에게 무엇이든지 억지로 강권한 기억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 언니 말이 맞아. 하지만 그럴 순 없어.
사실 나 여기 오던 날 새벽에 아주 생생한 꿈을 꿨어.
비몽생시 간에 항상 나를 수호해 주시는 신장님께서 언니와 웃으며 통화하시는 꿈이였어.
"그래도 한 번 잘 생각해 봐."
"아니야. 난 절대로 개종할 수 없어. 불가능해.
언니! 만약 내가 기독교로 개종을 하려 했다면
존경받는 목사님이자 신학교수님인 내 동생을 택하지 ㅇㅇ언니를 택하겠어?"
". . . . . . .. . . . .
ㅇㅇ야 . 알았어. 할 수 없지 뭐. . .니 뜻대로 해."
못내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던 우리 언니는 9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 사건?을 다시는 저에게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신앙심이 참다우며 동생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존중해 주는 우리 언니입니다.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성균관 대학원까지 마쳐
四書三經(사서삼경) 정도는 원문 독해 가능하다고 말하는 ㅇㅇ언니는
여러 번 저를 전도하려고 애썼습니다.
어느날은 나이 칠십이 훌쩍 넘은 자기 큰언니가 ㅇㅇ 환자인데
그 댁에서 일해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으며 여조카가 면회 왔을 때도 넌즈시 저를 떠보았습니다.
그녀는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는데 이모처럼 신앙심도 깊고 교양넘치는 여성이었습니다.
열흘 간의 간병 일은 ㅇㅇ언니를 실망시킨 채 끝났는데 수고비조로 10만원을 더 얹어 주셨습니다.
부담스러웠지만 할수없이 감사히 받아 넣었습니다.
친구의 동생이니까 더 주는 것이었으므로 일 끝나자마자 언니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생애 첫 개인 간병 일은 이렇게 무사히 끝났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우연일까요? 필연이었을까요?
몇 달 후 ㅇㅇ언니 여조카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 ㅇㅇ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간병해 줄 수 있겠느냐는 정중한 전화입니다.
"전화 주셔서 고맙습니다만, 저 지금 ㅇㅇ병원에서 일하고 있어요. 죄송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간병을 부탁했을 선생님께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으나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오늘 2월 3일은 입춘입니다.
저는 나이 칠순이 내일인데 아직도 간병일인 요양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고령의 점잖으신 치매 어르신을 3년 째 돌봐 드리며
가끔씩 중생심이 도져 경계에 부딪치면 마음이 흔들려 불자로서 부끄럽기만 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법에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이 기도가 저의 세세생생 면밀히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 이전글설봉스님 드론 사진 ㅡ ★ 장엄하고 평화로운 觀音聖地 安眠庵 全景 (관음성지 안면암 전경) 21.02.14
- 다음글★ 사랑하는 아들 생일에 뒤돌아 보는 1년의 특별한 참회 기도 21.01.18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 신축년 2월3일은 입춘입니다.
코로나 19 재난 때문에 정부당국의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시책으로
여전히 우리 불자님들의 신앙 생활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비록
몸은 멀어도 마음만은 까까이 하고픈 마음으로
졸렬한 글을 급히 두서없이 써서 게시합니다.
오늘 입춘을 맞이하여
모든 재앙이 소멸되고 예전의 안락한 일상으로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안면암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 모두께 정중히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무상심심 미묘법 재물 명애 권세 를위하여 살았던 통곡의 삶 하루아침벗어나 노병사를 떠나지않는 죽음이 없고 고통도없고 불법의 근심걱정안하는 전도몽상버리고 온갖 괴로움 이없는 반야바라밀 즉 완성 피안 복 지혜 쌍수 를 이루어꼭지혜반야이루시면전도몽상을 뒤바낀 꿈을 알고바라밀 근심걱정 하지안는 바라민ㄷ을향하여꼭 익내 명주 하시옵소서 보사님99.88,100 수불 수혜 수행 합시다 신심 원력 공덕 을 닼으면 복덕과 지혜가 생기면 성불 이지요 사랑하는 나의 도반 해탈심 힘내시고 화이팅 . 심생즉 심종멸 일체 유심조로다....나무아미타불 원효스님께서 ....모쪼록 건강한 성불 수행 빕니다. 사랑해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원만행 보살님!~
오늘 입춘일이라 더 바쁘셨지요?
보승화 보살님께서는 보살님의 정성어린 수발을 받으시면서
더욱 얼굴이 맑고 밝아지셨을 것같습니다.
보살님의 수승한 불심의 댓글 대할 때마다
무슨 복으로 큰스님 곁에서 수행정진하고 계실까 하는
의문이 거의 다 풀렸습니다.
저는 몸이 튼실하지 못해 구구팔팔백은 어려울 테지요.
보살님께서는 수행정진 계속하시어
부디 구구팔팔백 꼭 달성하시길 비옵니다.
우리 다함께 머지않은 내생에서 성불할 수 있기를 ㅡ
사랑합니다. 저도 .
해탈심 합장
멀리서 감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