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자: 현재의 순간 순간을 멋지게 살려고 한다는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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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대행 댓글 9건 조회 38,729회 작성일 20-08-28 20:13본문
손자 요나탄의 불자 될 퍼센트는 ??
안면암의 시주비에 본인도 모르게 할머니가 그냥 이름을 올린, 귀엽고 잘 커 준 우리 손자 자랑을 또 하고 싶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안면암 홈피 에도 자주 쓴 29살 된 우리 손자 요나탄은 키워 준 보람이 있다. 유난스럽게 까다롭고 자연주의인 며느리가, 양털을 깔고, 힘든 가정 분만을 했고, 돌이 될 때까지 피부 접촉을 많이 해야 한다며, 캥거루 자루에 넣고 다녀서, 서지도, 걷지도 못 해서 장애인이 되는 줄 알았다. 부모가 대학생 신분인데도, 면으로 된 기저귀만을 썼고, 비싸고 쭈글쭈글한 유기농 음식만 사 먹이고, 매일같이 가족끼리 돌아가며 식물원에 산책을 해주며, 사랑을 흠뻑 주며 정성껏 키웠다.
초등학교는 3학년까지도 글을 안 가르치는 특별 대안 학교에서,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악기를 연주하며, 예술적인, 창조적인 교육을 받았고, TV 도 못 보게 하고, 그 때 유행 했던 삐삐도 없이, 순수하게 자랐다. 고등학교는 독일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프랑스어를 전공으로 하는 김나지움에 가더니, 대학과 대학원은, 프랑스의 리옹, 미국의 보스턴, 영국의 런던에서 경제학과 컴퓨터 - 프로그램을 공부했다. 상상 외로, 우리 가문에 없는, 거의 다 A 학점으로 졸업을 했다. 너무 화려한 학력이라 자만과 욕심이 많을까 봐 걱정을 했으나 지금까지 괜찮은 것 같다.
군대에 가려고 신체검사까지 했는데, 운이 좋아, 독일 법이 바뀌어 군대에 안 가도 되었다. 이어서 Air bnb(호텔), 메킨시, 외에도 아주 유명한 주식회사에서 실습을 한 후, 런던의 어느 펀드 회사의 직원이 되었다가, 매니저로 승진을 했다. 벌써 50년 이상을 변호사로 일하고, 6개 국어를 하는 할아버지 보다 월급이 더 많다. (웃음) 이번 주말에 잠깐 와서 (벌써 비행기도 비즈니스 클래스로..) 김치 찌게를 먹으며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마디로 '무상' 이다. 우리와는 벌써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돈도 잘 벌고 쓰기도 잘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 일하는 회사는 ”부자들이 자진해서 돈을 주며, 늘려 달라고 해서 늘려준다”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신임 하고, 정확해야 하고 (8 정도를 실행하면 좋겠지?) 좋고 넓은 인맥이 있어야 하고, 세계 경제와 정치를 남보다 미리 더 잘 알고, 신, 구, 의를 잘 다듬어서, 손님들을 만족하게 하는 일” 이라고 했다. 보통 우리 같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어려운 일인데도 우리 손자는 아무 두려움이나 강박감 없이 하고, 하는 일이 매우 재미있다고 했다. 약간 안타까운 것은 “의견 차이로, 7년이나 사귄 대학 여친, 루이저와 헤어진 사실” 이었다. 교제를 끝낸 후 한 번도 그녀에게 전화 한번 안하고, 그리워하지 않았다는 손자, 아마도 지독한 놈인 것 같다. ( 웃음) 외갓집 쪽으로 1/4의 유태인의 피가 섞인 우리 손자가, 너무 돈의 노예가 되고, 유태인같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으나 그것도 두고 볼 일이다.
우리 손자는 엠부리오 때, 하마트면 유산 당할 번 했고( 부모들이 너무 어리고, 철없어서...) 아직 30살 도 안 된 놈이 (키는 벌써 2 m ! ), 최신식 Audi Quatro ( 아우디 쿠바트로; 왠만한 아파트 한 채 값...) 전기 차를 몰고 다니며, '런던 다리 타우어' 옆의 아주 비싼 아파트에 살며, 비싼 시계에, 멋있는 양복에, 명품 넥타이를 매고, 영화배우 같이 나타나서 웃겼다. 기저귀를 갈아주며, 수시로 키워주던 옛날 생각이 나서, 한바탕 크게 웃었다. (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뽀뽀도 못했다 !) 할머니, 할아버지를 영국에 초대하고, 사진도 찍고, 같이 식사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다. 그 중 놀라운 것은, 그놈이 보험이나 연금을 전혀 부어 넣지 않고, “30년 후의 일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어요?“ 하며 , “그 때까지 돈을 모았거나, 아니면 극빈자가 될 것을 이미 각오하고 있어요” 라며, 아직 특별한 종교도 없이, 지금을 최고로 산다고 했다.
가톨릭 모태 신앙자인 우리 부처 신랑이 이번에 손자의 종교 관념에 너무나 놀랐다. 15살 때 휴가 중, 한국의 절과 스님들을 뵈 온 인연 인지는 몰라도, 손자가 아직도 기독교의 세례를 안 받은 사실이었다. 그의 부모들도 다 기독교인들이고, 서양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금방, 무조건 묻지도 않고 어린아이에게 세례를 받게 한다. 그런데 우리 며느리가 바빴었는지, 아니면, 잊었었는지, 그 전통을 어겼다. 우리 손자는 다행히도 나이가 들고, 자기 의견을 표시할 수 있을 때부턴 독촉에도 불구하고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하며, 지금까지 미루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특별한 종교 없이도 행복하고,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신이 난 할머니, 양자는 “잘하고 있다. 종교에 대해선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고, 인연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 이라고 다시 설명해 주며, 어렸을 때 키워준 할머니로써 약간의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고 괴로움이 없기를 빌었다. 극성인 할머니, 양자는 런던의 잘 아는 참선 센터의 주소까지 알려주며, 혹시 김치를 얻어먹을 수도 있으니, 시간 내어 한번 방문해보라고 했다. 더불어 신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신 만을 믿고, 자연을 스승 삼고, 씩씩하고 용감하게 살라고 하는, 할머니의 말이, 어느 효과를 낼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생선을 쌌던 종이” 처럼, 할머니한테서 나는 불심 비린 냄새를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맡았었기를 빌며....
다음 상면을 기약하며 서운하게 헤어졌다.
2020년 8월 28일, 독일 할머니 소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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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무더위와 코로나 잘 이겨내고 계시지요?? 또 철없는 손자 자랑으로 잠깐 시름 잊으시라고 올렸습니다. 독일은 서늘해지고 , 가을이 성큼 와 있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독일에서 소양자드림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보샬님
손자 대단하네요
할아버지 닮았고
대보살님께서 부처님 얼굴을 닮아 가시네요
행복하신 보살님
건강하셔요
정광월 드림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정광월대보살님, 감사합니다. 누구나 손자, 손녀는 눈에 넣아도 아프지 않지요?? 웃을일이 별로 없는 요즘에 잠깐이라도 웃으시라구 자랑 좀 했습니다.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잘 돌보세요. 그럼 또... 독일에서 소양자드림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지금 명화에 댓글 썼는데 지워졌어요
보살님의 글 문장 대단하셔요
저서 두 권 감사하게 읽었어요
건강하셔요
정광월 드림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정광월 대보살님, 제 부끄러운 책들도 재밌게 다 읽으셨네요. 감사합니다. 보살님 앞에서 발가벗은 기분이네요. 하기는 발가 벗고 잠깐 태어나서 살다가 , 빈손으로, 발가 벗고( ...수의 입고) 떠나지요. 오늘도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도록 행복하게 삽니다. 가능한한 많이 웃구요. 감사합니다. 독일의 소양자드림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소양자 대보살님!~
저도 조금전 순간 키를 잘못 눌러 댓글이 공중분해되고 말았습니다. ㅠㅠ
손자인 요나탄의 재능과 인격과 외모가 자랑하시기에 충분하십니다.
남들은 하나도 갖기 어려운 것을 모조리 구족하고 있는
요나탄 손자님은
보살님의 미소를 무척 닮았네요.
정광월 보살님 말씀처럼 행복해 보이십니다.
또한 나이를 잊으신 미모가 매우 부럽습니다.
요나탄 손자님이 불자가 될 확률은 100프로일 것같습니다,
서양의 청소년이 이미 15살에 큰스님들과 절과의 인연이 있었다니
아마도 전생에 한국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향을 싼 종이는 향내를 내뿜는다고 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지혜로운
할머니의 유전자를 빼닮아 반드시 훌륭한 불자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해탈심 대보살님, 반갑습니다. 과만한 칭찬과 염원 감사합니다. 불자가 되길 원하지만 안되어도 상관 없습니다. 본인만 행복하고 앎을 베풀며 멋있게 살다 가면 최고이겠지요?? 다시 무섭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에게 공생을 권하며 , 같이 사이좋게 다둑거리며 살지호 저는 발원했습니다. 다 잘 되길 빕니다. 그럼 또... 독일의 자연심 손모음
오선주님의 댓글
오선주 작성일
요나탄 할머님!
안면암 홈피에 자랑하시기엔 너무나 지면이 좁습니다.
참 훌륭하신 손자를 두셨습니다.
할머님의 불심이 축복 받으셨습니다.
자연심보살님 가문이 더욱 흥할 징조이고
독일과 세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요나탄이라고 믿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인종과 국경을 가리지 않고 행패를 부리는 코로나19
서로 조심하며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오선주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오선주대보살님, 건강하시지요?? 제 몬난 손자자랑을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도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을까요?? 생노병사는 신비 이고 수수께끼입니다. 다만 " 모를뿐" 이고, 현재를 최고로 살아야 한다는 것만 알뿐입니다. ( 웃음) 변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 많이 행복하세요. 독일에서 소양자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