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의 꿈을 실천 해 본 특이한 독일 사나이의 이야기...(독후감)

독일의 1966년 생(Babyboomer, 베이비붐 생, 독일에선 1955- 1970년 사이에 태어난 고생을 모르고 자란 세대를 말함..) 크리스티안 크락트(Christian kracht)라는 작가가 쓴, 243페이지의 소설을, 책이 나온 날에 사서, 하룻밤에 다 읽어 버렸다. 제목은 Imperium(임페리움, 최고 통치자 제국) 이다.

주인공 E.씨(뉴른베르크출생인, August Engelhardt, 아우구스트 엥겔하르트)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태양의 영웅이 되어, 거짓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구역질나는 서양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고위층의 도덕적인 의무) 를 뒤에 두고, 인간으로써의 근본적인 외로움과 반복되는 삶의 지루함을 느끼고, 받은 유산을 다 팔아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을 사서 그곳에 살게 된다. 그가 의심 없이 믿었던 '태양의 왕' 도 되고, 나체로 삶을 즐기며 영원한 대자유인으로 살고 싶어서였다. 1900년경에 25살의 어린나이로 파푸아 니우기네아(당시 독일의 식민지였음) 에 속하는, kabakon (카바콘)이라는 코코넛 섬이었다.

그는 고대의 메소포타미아, 바빌론, 이집트의 왕들처럼, 태양을 지극히 숭배하며, 코코넛으로 된 음식만을 먹었으며, 태양의 신에게서 자기가 지상에 세울, '태양의 제국 지배자' 자격증(?) 비슷한 것을 평생 기다리며, 죽을 때까지, 자기를 따를 추종자, 즉 신도들을 기다리다가, 섬도 빼앗기고, 자기의 두 엄지손가락까지 잘린 체(손수 잘라 먹었는지, 아님 후에 문둥병으로 절단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Salomon (살로몬) 이라는 어느 섬의 흙구덩이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 체, 귀신처럼 산발하고, 문둥병에 걸렸고, 험하게 죽어가는 짐승 같이 보이는 그분을 발견하여, 병원에서 치료를 했으나 얼마 안가서 별세했어요.”라는 미국 군인들의 이야기가 끝이다.

그 당시 그 섬의 원주민에게는 그렇지 않아도 죽도록 미웠던 독일식민지나라에서 온, 코가 크고, 백인 금발이었던 그를 당연히 적대시 하고 무척 힘들게 했는데도, 그는 오로지 자기의 신념 속에서 태양만을 숭배하며 강하게 살았다. 그런 특이한 삶으로, 옛날 옛적의 영화의 '파피용' 주인공과 비슷한 괴팍스러운 낭만자였다. 일명 '코코넛 기사'라는 별명까지 들으며 혼자서 외롭고 문화를 완전 거절한 체, 자기 속에서 처절하게 살았다. (사진) 여기까진 누구에게도 큰 피해를 주거나 본인에겐 큰 문제가 없었다.

그 주인공의 인생을 소설로 쓴, 젊은 저자, K.씨는 일부러 현지를 몇 번이나 탐방하고 공부를 많이 했단다. 소설내용은 사실은 슬픈데도, 아주 익살맞고, 긍정적으로 보며 재미있게 썼기에, 읽기 시작했더니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예전의 실화이지만 지금도 많은 대자유를 꿈꾸는 젊은 히피족이나 바이오족, 예론 “전기는 전기 소켓트에서 나오니 ,구태여 태양열, 풍력발전소가 필요 없다”라는 초자연주의들이 많다. 배고프고 고생 안 하며 자란, 우리의 후손환상가들, 베비부머들의 관심도 대단하다고 읽었다. 주인공은 그 극치의 아름다운 섬에서 혼자 나체로 태양만을 숭배하고 인간과는 멀어지며, 동물과 자연에만 익숙하고 친해져서, 인간의 돌연변이처럼 원시적으로 살았다. 주인공은 “때로는 나는 얼마나 천천히 움직이며 살았는지, 나의 머리카락과 발톱, 손톱이 자라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가 있었습니다” 라는 글도 남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뜨거운 태양 광선만을 계속 받으며 코코넛만 먹고 살았기에(그것만이 영생음식 이라고 믿고..) 해골같이 몰골이 되고, 각종 영양실조 병에 걸린게 당연...

저자는 소설을 재미와 다큐식으로만 보지 않고, 실제인물의 인간존재와 그의 신앙과 특이한 삶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며 가능한 현대인과 비교하며 이상적자연주의로 이해하려고 노력했기에, 독자들에게 더 깊은 감동과 연민을 주게 한다. 근본적으로는 우리처럼 외롭고 겉으로는 강하게 보이려던 독재자들이 늘 그렇듯이 주인공도 자기 나름대로의 시를 쓰고 일기를 썼다. 그 시대의 유명했던 헷세( Hesse)나 Gauss( 가우스) , Humbolt( 훔볼트)들 처럼 철학적이고 전문적인 수필가는 아니지만, 자기 신념대로 사는, 즉 ,오직 태양만을 숭배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간절한 시를 쓰곤 했다.

그 주인공의 삶은 어쩌면 “로빈슨 쿠루소우” 나 ” 돈키호테”비슷한 '천진스런 꿈의 방랑자 '같은 인상을 주었고, 독자인 나도, 이 추운 을씨년스러운 독일의 회색겨울에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아름다운 섬일 것 같다. 그 섬에 가서 햇볕도 좀 즐기고( 얼굴에 기미가 생기면 어떻랴??) 그 주인공의 자취를 한번 밟아보고 상상 해 보고 싶은 유혹이 펄떡 일어나곤 했다.

눈에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온 세계가 중동의 오일과 종교문제로 혈안이 되어 싸우고, 매일 죽이고, 분열하기를 일삼고 있는 이 혼돈세계에, 같이 도를 구하며 방향을 향해 따라갈, 나침판-스승들이 더 많아져서 생지옥에서 살면서도 극락으로 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예전엔 이름도 몰랐던 현대인들의 괴상한 병들, 마니아 데푸( Manische-Depression “우울증과 환각이 겸한 정신병), Burnaut Syndrom( 완전히 타 버린 심신) 등으로 고생하는 정신병자들인 우리에게....한없이 오래 산 나도, 가끔 살다 힘들면, 다 버리고 어디론지 도망가고 싶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비굴한 방랑자일 뿐이다. 이 소설이 잘 보여 주었듯이 “인간은 역시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수 없다.” “나만 잘 살면 된다” ”라는 이기주의자들에게 “ 그러면 안 된다” 며, '큰 딱침'을 내 심장에 아프게 천천히 바늘을 퉁기며 돌리며 놓아 주는 느낌이어서 많이 아프면서도 너무나 고맙다.

아직도 혼돈에 살고, 미혹한 나는, 부귀, 명예,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 저 주인공의 저항을, 따라서 실천해 보고 싶은 유혹을 강렬하게 느낀다. 사실 내가 매년 어떻게든지 휴가를 내서 여기 저기 여행하고 기웃거리는 것도 저 주인공과 같은 기질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 저항의 표시로 보이는 험한 삶을 멋지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따를 자신이 없다. 육체적으로 금생에 실행하지는 못하더라도, 생사윤회를 벗어나려는 원은 세울 수 있겠지. 그래 나는 그 보살도의 대원을 세우고 싶다. 세세생생에 보살도를 행해서 주변의 몸과 마음을 위해보겠다는 원 말이다.

2012, 2월 23일, 책이 나온 다음날 독일의 소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