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

                                               나태주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랑, 그 사랑에게 부탁하는 것이 내 마음에 꼭 들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사랑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보이고 들리는 곳에 있어달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항상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자는 자기 다짐이기도 하네요. 이 나이에 “사랑”을 생각하는 것이 주책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며 시를 올리는 것이 머뭇거려지기도 합니다. 아직 소녀들이 좋아할 시를 내가 붙잡고 있는 것으로 봐서 나이를 헛먹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남편이 여기에 올린 시를 보면, 내 사랑을 평생 받고도 무슨 딴 마음이 있어서 아직도 사랑 배고품 타령이냐고 섭섭해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남편이나 도반이나 이웃들의 가슴 속에 깊이 숨어 있는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내고 싶어서 또는 부처님 법해의 무한한 사랑을 맛보고 싶어서 이 시를 올려 봅니다. 정광월 합장